Seeigel lebend

독일에서 성게를 생물로 구했다. 나 독일 고인물 됐다. 고인물만 구할 수 있다. 성게 비싸다. 한국에서도 비싸다. 독일에서 더 비싸다. 1kg에 50유로 줬다. 2kg 사서 손질했더니 부엌은 엉망진창이 됐고 속은 생각보다 덜 차 있어서 성게소는 200g 밖에 안나왔다. 100g에 8만원 정도이니, 그 비싸다는 훗카이도산 최상급 바훈우니만큼 비싸다. 독일산이지만 생물이라 신선하고 맛도 좋다. 신선한 훗카이도산 우니는 못먹어봐서 비교불가지만 한국에서 먹어본 말똥성게만큼 맛있다. 옛날처럼 밥을 퍼서 우니를 올려먹었다. 입에 넣는 순간 이 크리미한 식감! 혀를 감싸는 바다의 향기! 그래, 인류는 원래 바다에서 태어났지. 나의 미각이 수억년 진화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텅빈 잔고가 문득 나에게 속삭인다. 다음달부터 다이어트해야돼. 역진화를 멈추고 현실을 깨달은 호모에코노미쿠스는 다음주에 또 일하러 간다.